신촌살인사건 편 봤다. 그리고 생각보다 좀 실망했다.
프로페셔널하기가 이웃집 아줌마 같은 검찰관계자(행동심리팀이라던가, 범죄심리도 아니고...)
실제와 별로 연관지을 것도 없는 뜬금없이 나타난 학교폭력 동영상들.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말이라도 듣는듯이 존중해주는 가해자들의 한 마디 한 마디.
피해자는 말이 없기 때문에 항변할 수 없다...
수잔 콜린스가 얼마나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미디어의 영향을 보여줬는지 소름끼치도록 깨닫는 순간이었다.
세상은 정의나 사실을 필요로하는 것이 아니라 쇼와 드라마를 원한다.
그리고 이번 편도 그 진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 사건의 경위를 살핀다면서
고소 전쟁을 준비한다던, 거의 메인 키워드라고도 할 수 있는 박 양은 공중에 둥 떠버리고(박양과 이군의 관계 역시)
안타까운 그래픽카드 얘기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가해자 입장에서 서둘러 끝맺는 느낌이 들었다.
솔직히, 구형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무슨 말인들 사실로 내뱉을 수 있겠는가. 선악을 떠나서 나라도 못할 것이다.
무슨 흘러간 유행가사마냥 식상한 사회탓.
~문화에 빠져드는 것은 무언가 결핍되어있기 때문에...
인간은 원래 무언가 결핍된 존재다. 그래서 철학이 있고 종교가 있고 학문이 있다.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면 사회가 챙겨주지 못해서 그럴 거다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그저 오래도록 내려온 선입관의 낡은 안경을 벗어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세상의 무엇을 설명 못하겠는가?
사람들이 골프에 빠진 것도 사회적 결핍 탓
아침마다 조깅을 하는 이유도 사회적 결핍 탓
전업주부가 반찬에 신경쓰는 것도 사회적 결핍 탓
학업에 매진하는 것도 사회적 결핍 탓
아이들이 게임을 많이 하는 이유는 재밌어서다.
그리고 끊을 수 없게끔 수많은 사람들이 전략을 짜고
게임회사는 그것으로 돈을 벌기 때문이다.
마약이라도 하는 것처럼 특별하게 생각하면서 휴대폰 중독이 어쩌고 문자가 어쩌고 하는데
대화방에 넣어놓으면 문자수는 모든 사람이 말한 말주머니 순이 문자수로 보여지는 거다.
무슨 메일이라도 수백통 쓰는 애들처럼 기형적으로 말하는데
그냥 틀어놓고 한마디씩 참여하면 이백통이야 한순간이다.
아주 기이하게 휴대폰에 집착했다고?
한 번이라도 아이들을 가르쳐봤으면 그런 얘기 못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아이들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절대로.
난 내 강의 중에 문제 하나 풀기 위해서 휴대폰을 7번 빼앗았다가 돌려줘봤다.
대화방은 커녕 카톡이 있지도 않던 시절에도 하루에 문자 100~200개씩 쓰는 애들은 차고 넘쳤다.
아이들이 사령에 빠지는 이유는 오컬트적인 분위기와 키운다는 재미가 합해져서다.
만화보면서 나에게도 저런 힘이 있었으면 하는 별 것 아닌 소망 비슷한 거다.
대체 어느 부분이 이해가 안가길래 무조건 비정상적인 것으로 몰아가고
결국에는 면죄부까지 던져주려 애쓰는가.
우리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이 의무교육인 나라에서 살고 있다.
12년 중 왕따 한 번 당했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살인을 저지르고 자살하고 했다간 인구가 남아나지 않을 터이다.
(왜 '지속적인 학대 노출' 어쩌고...하는 발언을 무시하냐면,
사회적으로 소외당해왔다는 애매하기 짝이 없는 발언에 더해 '심지어 폭력을 당한 적도 있다'는 말을 함으로써 폭력은 흔치 않았던 것으로 묘사하였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소외? 누가 싫어해서 이군을 피해다녔다는 얘기도 없고, 혼자있길 좋아하는 부류면 모조리 사회적 소외인가? 정말 검찰청은 어떤 기준으로 인력을 채용하는지 궁금해진다)
20대의 평범한 남성이 갑자기 무차별살인을 저질렀다면 사이코패스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만 15세 만 16세 아이들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면 허구헌날 사회탓이다. '요즘 세상은 흉흉해서 사람들이....'로 시작되는 말은 수세기 전부터도 있어왔다.
왜 그들이 평범했냐고?
아직 살아온 날이 너무 적어서란 생각은 안드는가?
2,30대 범죄자들도 최초의 범행은 있었을 테고
그 전에는 당연히 전과가 없을 거다.
사실은, 기를 구체화해서 칼로 휘두른다는 얘길 학교에서도 하고 하루종일 수업도 안듣고 폰 압수하라는데 공기계까지 준비해가고 친한 아이도 없이 하루종일 잠자다 일어나서 문자만 하는게 평범하다면 대체 어떤 비범함을 원했는지도 궁금하다. 소드라도 들고 다니거나 유리창을 깨서 팔에 그어 피범벅이 된 상태로 매일 등교하는, 그런 어떤 만화적인 것을 원했던 건가?
또 인과관계는 어떤가?
사회적으로 소외되어서 비뚤어졌을까
남들이 보기에 하도 특이하고 이상해서 사회적으로 소외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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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도 끝도 없이 사회탓 남탓 해보라.
결국 이 세상의 모든 범죄는 살아있기 때문에 저질러진다.
우리는 태어나서 잘못했고
우리가 태어난 건 부모님이 잘못해서인가?
별 말도 안되는 식으로 거슬러가지 말자.
범죄의 이유는 도덕성의 부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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